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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학 - 현대패션과 서양복식문화사

고대 - (4) 그리스 복식

by 루아맘amber 2023. 2. 7.

1. 시대적 배경

 고대 그리스는 현대 서양 문화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 아르카익 시대(B.C.1200 ~ B.C.510)는 이집트와 크리트의 혼합 양식을 보여주는 과도기로, 그리스와 지중해 연안 지대에 많은 식민지가 건설되었고 도시국가가 성립된 시기이다. 헬레닉 시대(B.C.510~B.C.336)는 페르시아와의 전쟁이 시작된 시기로 문학, 건축, 예술의 황금기였다. 헬레니스틱 시대(B.C.336~A.D.145)에는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 원정을 시작한 후부터 로마에 복속되기까지의 기간으로, 동방의 문화와 융합된 헬레니즘 문화를 형성하였다. 

 고대 그리스는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본토에 정착했던 도리아인과 에게해 주변의 아테네를 중심으로 정착한 이오니아인이 형성한 도시국가로 이루어졌다. 강수량이 적고 고온인 아열대 기후로 가뭄에 강한 포도와 올리브 등을 재배하였고 해상 무역이 활발하였다. 복잡한 해안선, 많은 협곡, 좁은 석회암 분지와 같은 지리적 조건으로 인해 집권적 체제가 어려워서 도시국가가 발전하였으며 사회 계급은 귀족과 민주시민 두 부류로 나뉘었다. 아테네에서는 도시국가인 폴리스(polis)를 중심으로 이를 구성하는 시민 모두가 평등한 자격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민주 공화국이 발생했다. 폴리스에는 모임 장소, 시장으로 이용되었던 아고라(agora) 광장이 있었는데 그리스인들은 이 광장을 중심으로 개방적인 공동체 생활을 영위했다.

 그리스의 종교는 다양한 신들을 믿는 다신교이며, 인간의 사고와 행동양식을 닮아 있는 신들의 모습을 신화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자유주의, 인간주의가 발달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스인들은 온화한 기후 환경 속에서 옥외활동을 즐겼으며, 이러한 생활방식은 활발한 신체 활동을 통해 육체의 아름다움에 관심을 갖고 가꾸었을 뿐만 아니라 경기로도 활동이 이어져 올림픽에 시초가 되었다.  문학작품, 조각, 프레스코화와 같은 예술작품 그리고 건축물들을 통해 그리스의 조화롭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으며, 인물화 등을 통해 당시 복식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복식문화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된다. 

 

2. 복식 

1) 개요 

 온화한 기후 덕에 옥외에서 활발할 신체 활동을 하면서 몸을 단련하고 가꾸었던 그들의 아름다운 육체미 추구는 그리스 문화예술뿐만 아니라 복식에도 영향을 주었다. 인체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나 율동미를 중시하여 드레이퍼리형 의복이 유행했으며, 주름의 형태 간격, 크기 등이 다양하고 전체적인 비율과 균형이 조화를 이루었다. 직사각형의 천을 그대로 두르거나 간단히 봉제하여 두르고 핀이나 끈으로 고정하는 단순한 착용 방식이 특징이다.

 도리아인과 이오니아인은 많은 부분에서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었는데, 에게해의 섬들과 소아시아 연안에 살았던 이오니아인은 정치적 자유와 지성을 중시하고 개방적인 성향과 여성적이고 섬세한 예술적 감각을 지녔던 반면, 그리스 본토에 살았던 도리아인은 남성적인 기질에 보수적이며 엄격한 군사적 규율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상반된 성향은 복식에도 반영되어 이오니아 의복은 얇고 부드러운 리넨을 사용하고 폭이 넓게 디자인됐지만, 도리아인의 의복은 두껍고 거친 울을 주로 사용했다.

 

2) 남녀 복식

 (1) 페플로스(peplos)

 B.C.1200~B.C.500년경에 주로 착용한 아르카익 시대를 대표하는 의복으로 여유분이 적은 도릭 키톤의 전신이다. 주름이 적은 평면적인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2) 도릭 키톤(Doric chiton)

 도리아 지방의 남녀 모두 착용한 기본 의복이다. 가로가 양팔 벌린 길이의 두 배에, 길이는 어깨에서 발목까지 길이에 30~50cm 정도 여유분을 더한 직사각형 모양의 천이며, 어깨에서 여유분 천을 접고, 목 부분을 약간 늘어뜨려 카울넥(cawlneck)으로 만든 다음, 이를 몸에 두르고 양쪽 어깨를 고정한 후 허리띠를 묶었다. 옆 솔기는 트인 채로 입거나 허리 부분에서 스커트 단까지 합봉하기도 했다. 초기에는 두꺼운 모직물로 만들어서 주름이 적었고, 벨트를 매지 않았으나, 후기로 가면서 얇은 모직물을 사용하여 풍성한 드레이프로 입체적인 느낌을 주었다.

 

 (3) 이오닉 키톤(Ionic chiton)

 얇은 마직물, 면직물, 소아시아에서 수입한 실크(silk)를 사용하여 만든 의복으로 이오니아 지방의 남녀가 착용했다. 도릭 키톤보다 주름이 많아 풍성한 실루엣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천의 크기는 가로가 양팔을 벌린 길이의 두 배이고, 세로는 어깨에서 발목까지의 길이이다. 어깨는 단추나 고리 등으로 고정했고, 한쪽 옆선은 트여있어서 자연스럽게 다리가 노출되었다. 보디스(bodice) 즉, 드레스의 상체 부분에 끈을 매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연출이 가능했는데, 몸통과 팔의 경계를 지나게 매어 11자 모양을 만들거나 X자 형태로 묶어 가슴의 윤곽이 드러나게 하였으며, 이를 허리에 연결해서 묶기도 했다. 

 

(4) 히메이션(himation)

 그리스의 남녀 모두가 착용한 드레이퍼리형 겉옷이며, 맨몸 혹은 키톤 위에 걸쳐 입었다. 형태는 장방형의 숄 같았으며, 천의 폭은 입는 사람의 키와 같고, 길이는 폭의 양 3배인 직사각형이다. 대부분 직사각형의 모직물로 만들었으나 계절에 따라 면이나 마직물로 만들기도 했다. 한쪽 어깨에 걸쳐 핀으로 고정하거나, 어깨에서 발목까지 두르거나, 앞에서 뒤로 한번 둘러서 드레이프가 생기게 하여 끝자락을 늘어뜨리는 방식으로 착용했고, 몸에 걸친 후 드레이퍼리를 유지하기 위해 천의 끝자락에 추를 매달기도 했다. 

 히메이션은 에트루리아의 테베나(tebenna), 로마의 토가(toga), 팔리움(pallium)으로 변형되었으며, 비잔틴 시대에는 로룸(lorum)이라는 긴 띠 형태의 의복으로 변형, 발전하였다. 다양한 색상을 사용했는데 상을 당했을 때는 짙은 녹색, 회색, 검은색, 보라색의 히메이션을 입기도 했다. 수를 놓거나 선을 넣어 장식하기도 했다. 헬레니스틱 시대에는 히메이션이 지나치게 커지고 화려해져서 장례나 축제 때에는 3벌 이상 겹쳐 입지 못하게 하는 복식사상 최초의 복식 금제가 생기기도 했다.

 

(5)클라미스(chlamys)
 망토 형태의 외투로 그리스의 남자들이 착용했다. 두꺼운 모직물로 만들었으며, 맨몸 위나 키톤 위에 입었다. 직사각형, 정사각형, 사다리꼴 모양의 천을 몸에 한 번 둘러 입고 앞 중심 혹은 오른쪽 어깨에서 고정했기 때문에 오른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서 군인들이 주로 착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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