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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학 - 현대패션과 서양복식문화사

근세 - (3) 로코코 시대 복식

by 루아맘amber 2023. 2. 18.

1. 시대적 배경 

 18세기에는 이전 바로크 시대의 남성적인 스타일이 섬세한 색채와 문양이 특징인 여성적인 로코코(Rococo) 스타일로 점차 변화하였다. 18세기 초에는 프랑스가 유럽 전역에서 복식 유행을 주도하였으나, 시간이 흘러 후반부에는 프랑스 왕권이 몰락하면서 실용적인 영국풍이 대두되었다.

 로코코 스타일은 경제 발전으로 부를 축적한 부르주아 계급이 부상하는 가운데 문화적 사랑방이라 할 수 있는 살롱이 발달하면서 서 유행하게 되었다. 살롱은 여성 중심으로 발전했는데, 이 살롱으로부터 섬세하고 화려한 장식을 특징으로 하는 로코코 양식이 탄생했다. 

 이 시기에 이루어진 루프와 리본 직기의 자동화, 레이스 직조 방법의 개량, 편성기 개발 등의 기술 발전은 복식 발달에 크게 이바지하였으며, 중앙아시아와 극동아시아와의 활발한 무역을 통해 다양한 직물을 들여오게 되면서 좀 더 가볍고 신비하고 정교한 문양의 직물을 18세기 전반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18세기 중반 볼테르, 루소 같은 인물들이 계몽주의를 주창하고 백과사전을 편찬하는 등 프랑스 혁명의 불씨를 지폈고, 18세기 후반에 프랑스 왕족, 귀족들의 사치스러움이 극도에 달하고 국가 재정은 고갈되고 귀족 사회가 붕괴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문화 양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혁명으로 프랑스가 혼란에 빠지자 복식 유행의 중심은 영국으로 옮겨졌고 산업혁명으로 직물 산업이 발달하였다. 영국 남성 복식은 남자다움과 검소함을 강조함으로써 영국의 남성복이 세계 패션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이러한 경향은 여성 복식에도 영향을 끼쳤으며, 남성복의 요소가 여성복에 도입되는 계기가 되었다. 

 

2. 복식

1) 남자 복식

 (1) 코트 

   초기에는 허리가 잘록하고 아랫단이 넓게 퍼지는 실루엣이었다가 점차 직선적이고 단순한 형태로 변화했고, 후기에는 화려한 장식이 줄어들지만, 종류는 다양하게 나타났다.

 

① 쥐스토코르(justaucorps)

  18세기 초에서 중기까지 착용했던 남자 상의이다. 17세기의 코트와 전반적으로 형태가 비슷하나, 허리가 잘록해지고 스커트는 더 퍼지도록 뻣뻣한 리넨, 고래수염이나 말총 등을 스커트 부분에 넣었다. 앞 중심의 단추로 여미지 않고 화려한 장식의 베스트가 보이게 착용했다. 소매는 좁고 길이가 길었으며 끝에 커프스를 달았다. 주로 고급 소재인 실크나 모직물을 사용하여 만들었으며, 화려한 자수나 고가의 단추로 장식했으나 18세기 후반부터는 일반인들도 수수한 형태로 착용하면서 실용적인 옷감을 사용하게 되었다.

 

② 아비 아 라 프랑세즈

  18세기 중엽 유럽에서 착용한 궁정 복으로, 쥐스토코르에 장식성을 강화한 것이다. 주로 고급 실크 소재로 만들었고, 화려한 자수를 놓거나 앞단이나 포켓부분에 브레이드(braid)로 장식하여 남성 복식 중 가장 화려했다. 

 

③ 프록코트

 사치스럽고 불편한 아비 아 라 프랑세즈에 대한 반동으로 1770년경부터 영국 일반 시민들이 입기 시작한 가볍고 수수한 느낌의 상의이다. 칼라는 턴다운 칼라(turn-down collar)였고, 앞 허리에서 단까지 사선으로 되어있고 소매의 통이 여유가 있어서 활동성이 좋은 기능적 의복이었다. 색상은 어두운색을 이용해서 실용성을 높였고, 손질하기 쉬운 면직물과 모직물을 사용하여 만들었다. 

 

④ 르댕고트

 영국의 승마용 라이딩 코트였으나 18세기 전반에 프랑스로 전해져 여행용으로 착용되다가 일상복으로 정착되었다. 앞에는 단추가 달렸고 뒤 중앙에 슬릿을 넣어 활동성이 좋게 만들었다. 스커트의 둘레가 넣고 허리선이 있었으며, 칼라가 2~3겹으로 되어있는 것이 특징인데 안쪽의 것만 세워 여며서 추위를 막았다.

 

(2) 베스트, 질레

 베스트는 셔츠 위에, 코트 안에 입었던 상의로 코트를 여미지 않고 베스트를 보이게 하였기 때문에 화려한 자수로 장식한 것이 특징이다. 18세기 전반에는 기장이 코트만큼 길었으나 코트가 사선으로 잘리면서 베스트로 허리부터 단까지 사선으로 잘리고 소매도 점차 없어졌다. 실크나 모직물을 사용하여 만들었다. 질레(gilet) 베스트와는 달리 검소하고 소박한 시민 풍의 상의이다. 허리까지 오는 기장에, 수평의 밑단, 소매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대개 라운드나 숄 칼라였으며, 겉으로 드러나는 앞판은 고급 원단을, 안쪽으로 숨겨지는 뒤판은 저렴하고 실용적인 천을 사용했다. 서민층부터 귀족층까지 널리 입혔다.

 

(3) 바지, 호즈 

 18세기에도 17세기처럼 무릎 기장에 꼭 끼는 바지인 브리치스를 입었다. 1730년경부터 기장이 무릎 밑까지 내려왔고 1780년에는 발목까지 내려오는 기장의 판탈롱(pantaloon, sans culotte)으로 바뀌었다. 19세기에는 궁정복으로만 브리치스를 착용했다.  호즈(hose) 또한 남자 복식의 주요 요소였는데 보통 하얀색을 많이 신었으나 후반으로 가면서 다양한 색의 양말도 착용하게 되었다. 

 

(4) 셔츠 

 하얀색의 면직물이나 마직물로 만든 상의이다. 스탠드 칼라(stand collar)에 통이 넓은 소매, 소매 끝에는 레이스 커프스나 러플 장식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5) 외투 

 플리스(pelisse)와 펠레린(pelerine)이 대표적이다. 플리스는 기장이 바닥에 끌릴 정도로 길고 컸으며, 펠레린은 망토 스타일로 커다란 플랫 칼라(flat collar)가 케이프처럼 달렸으며 슬릿이 양쪽에 있어 팔을 내어놓을 수 있었다. 둘 다 모피를 안감으로 덧댄 방한용 옷이었다.

 

2) 여자 복식 

(1) 로브 

18세기의 대표적 여자 의복으로, 영국식으로는 가운(gown)이라고도 한다. 가슴을 깊이 판 데콜테와 크게 부풀린 스커트, 소매 끝에 달린 3~4겹의 층을 이루는 앙가장트가 18세기 로브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① 와토 가운 

18세기의 가장 대표적인 가운으로 등 부분에 주름이 잡혀있다. 형태에 따라 두 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전체적으로 풍성한 실루엣의 로브 볼랑트(robe volante)와 앞은 몸에 잘 맞고 등에만 주름이 잡혀 넓게 퍼지는 와토 가운(Watteau gown)으로 나뉜다.

 

② 로브 아 라 프랑세즈 

와토 가운이 더 커지고 화려하게 장식되면 로브 아 라 프랑세즈라 불렀으며 궁정복으로 착용했다. 18세기 로브 중 가장 화려한 의복으로 상체는 코르셋으로 인해 몸에 꽉 끼었으며 소매도 팔에 꼭 맞았으며 파니에 두블을 받쳐입었기 때문에 스커트가 양옆으로 벌어지고 뒤에는 주름이 있었다. 18세기의 패션리더였던 루이 15세의 애인 퐁파두르 부인이 즐겨 착용했는데, 레이스, 리본, 꽃, 플라운스(flounce), 진주, 루프 등으로 넥라인과 스커트 가장자리를 장식하여 의상을 하나의 예술품으로 만들었다. 루이 15세와 16세 때에는 궁정복, 무도복 등으로 착용했고, 18세기 후반부터는 간소한 형태의 로브로 대체되었다.

 

③ 로브 볼랑트 

허리선 없이 어깨부터 밑단까지 주름이 잡힌 풍성한 실루엣의 로브이며, 로브 바탕트, 만투아, 색 가운이라고도 불렸다. 로브 볼랑트는 18세기 초 프랑스의 살롱 문화의 발달과 관련이 있었는데, 당시 여성들은 임신으로 인해 자신들의 놀이문화를 방해받고 싶지 않아 했는데, 특히 루이 14세의 애첩 몽테스팡 후작 부인이 임신사실을 감추기 위해 풍성한 실루엣의 로브 볼랑트를 입어서 널리 유행되었다. 산책이나 외출 의상으로 애용되었다.

 

④ 로브 아 라 폴로네즈 

 1770년경 로브 아 라 프랑세즈가 좀 더 가벼운 형태로 바뀌게 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로프 아 라 폴로네즈이다. 커다란 파니에가 힙패드로 대체되고 스커트의 풍성함이 옆에서 뒤로 옮겨갔다. 1785년까지 유행했다. 

 

⑤ 로브 아 라 카라코 

 카라코 가운(caraco gown)이라고도 불렀으며 루이 16세 말경에 착용한 투피스이다. 승마복으로도 1790년경까지 유행했으며, 베스트, 트리콘 햇 등 남성복 요소와 함께 착용했다.

 

⑥ 로브 아 랑글레즈 

 1778년경에 나타났으며 보디스는 꼭 맞고 스커트는 길고 폭이 넓었다. 파니에 없이 착용할 수 있고 간편하면서도 풍성한 실루엣이라 프랑스 혁명 이후에도 널리 애용되었다.

 

⑦ 슈미즈 아 라 렌 

 다음 세기에 유행하는 신고전주의 스타일의 근간이 된 의복으로 퀸즈 가운(queen's gown) 혹은 속치마 같다고 하여 슈미즈 가운(chemise gown)이라고도 한다. 1780년대에 유행했고, 가벼운 실크나 비치는 얇은 소재인 모슬린으로 만들었다. 깊이 파인 넥라인에 러플을 칼라처럼 세워 달았다. 스커트는 풍성하지만, 안에 코르셋이나 후프를 착용하지 않아서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실루엣을 이루는 전원풍의 드레스이다. 

 

(2) 외투 

 여자들은 외출할 때 로브 위에 입을 수 있는 망토형이나 케이프형 외투 혹은 숄을 착용했다. 대표적으로 플리스가 있는데 안감을 모피로 덧대었으며 넓은 후드가 있었다. 추운 날씨에는 모직물이나 벨벳을, 따뜻한 날씨에는 실크 같은 가벼운 소재를 사용했다. 이 외에 남성복의 영향으로 르댕코트를 착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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